2026년 4월 11일, 오늘은 내게 있어서 의미 있는 날이었다. 하나가 아닌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첫 번째, 완공된 평택아트센터에 가서 공연 관람한 것. 두 번째, 공연 대상이 서울시립 교향악단이라는 것.
서울시향의 공연은 기본 티켓팅만 해도 10만원 가까이 되는데, 시민 혜택 덕분에 2만원 정도로 관람할 수 있었다.
오늘은 이 의미 있는 경험에 대해서 간략한 블로깅을 해보고자 한다.

서울시향 음악감독이자 지휘자 얍 판 츠베덴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레퍼토리는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가장조 K.622"와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 마단조 Op.64" 이었다.
두 작품 모두 작곡가 본인들에게 있어서 내면과 철학 등을 깊게 다룬 작품인데, 그럴 것도 그렇듯이
모차르트는 1791년 사망 직전 완성된 마지막 작품이었고, 차이콥스키도 1888년 인생 후반기에 완성했다.

공연 좌석은 3층 맨 뒤 한가운데로 예매했다. 예매 당시 1층/2층 자리가 없었던 것도 있었지만,
맨 뒤에서 들으면 소리의 음향이 더 풍부하고 아름답게 들리는 이유도 있다. (이 부분은 개인적인 차이)
공연 당일 15시 40분에 도착해서 아트센터 내부를 좀 돌아다녀 보았는데, 멀지 않은 거리에 카페도 있고,
1층에는 간단한 미술 전시도 이루어졌다. 특히 눈에 띄었던 한 그루의 소망 나무를 봤다.

지구 밖으로 나가보고 싶다는 사람, 청약에 당첨되고 싶다는 사람,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사람 등
평택아트센터가 지어지기 전부터 시민들의 각기 다른 소망과 바램이 해당 건축물을 통해 표현되는
듯했다. 그만큼 오래 기다렸던 만큼 기대감도 있었기에 그 기대감을 오늘 서울시향이 충족시켜줬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기대하던 16시 공연이 시작하였다.

1부.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가장조 K.622.
협연자는 임상우 클라리네티스트로 서울시향 수석, 데트몰트 국립음대 석사 출신자이다.
내가 비록 서울시향의 공연을 유튜브로 밖에 듣지 못하여 오늘 처음으로 실황을 들어보는 것인데,
유튜브와 실황 둘 다 들어보면서 느꼈던 공통점은 서울시향이 추구하는 고유 음향의 색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협연자도 그렇고 오케스트라도 최상위급의 공통된 특징인지는 모르겠으나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비슷하다. 따뜻함과 부드러움, 섬세함, 고급스러움 등 전혀 경거망동하지 않다.
나도 협연을 해보면서 늘 고민이었던 것이 곡을 외우는 건 당연한 거고 음색을 어떻게 낼까인데
모든 곡을 아우르는 표현이 모두 당연한 듯한 소리였다. 특히 2악장을 들으면서 느낀 건데,
늘 밝기만 할 것 같은 모차르트를 어떻게 인간의 말년을 표현했는지 모르겠다.

2부.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 마단조 Op.64.
1악장을 듣자마자 느꼈다 이건 작정하고 준비했다는 것을. 모차르트와 차이콥스키 두 작곡가의
성향은 정반대인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인간의 말년 앞에선 둘 다 평등하다는 걸 보여줬다.
비슷하지만 결이 다른 철학적인 생애를. 현악기와 관악기의 서로 주고받는 릴레이,
때로는 무겁게 내려앉는 저음, 하지만 같이 희망을 표현하기도 하는 등 이 드라마 같은
극적인 전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도 그들처럼 말년이 된다면 알아서 느껴질까?
그저 장정 40분가량 분량의 작품을 계속 눈 뜨고 보고 듣고 있었을 뿐, 하지만 계속 내면은 끓어올랐다.

수준 높은 공연을 보고 듣는 것은 늘 무언가를 배워가는 느낌이다.
연주자로써 열심히 내 것만 하는 것은 절대 수준이 높아질 수도 없고, 오히려 오만해지기도 한다.
내 음악(소리) 밖에 안 들으니까. 완벽주의에 가까워지는 시행착오 또한 누군가를 통해 발전하는 동기로
변하는 것이지 늘 생각한다. 나는 오늘 의미있는 좋은 경험을 했다. 다음에도 또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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