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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경험

뮤지컬 <데스노트>, 두 천재들의 선과 악의 두뇌 싸움

 

 

어제 4일 14시 30분, 잠실에 있는 샤롯데씨어터에서 뮤지컬 <데스노트>를 보게 되었다.

 

기존에 봤던 뮤지컬 중 <오페라의 유령>, <레베카>, <영웅> 등을 포함해 꼭 봐야 할 뮤지컬 중 하나로써

 

그만큼 티켓팅도 까다로웠다. 2호선 잠실역에서 내리자마자 555m 짜리 123층 롯데타워가 내게

 

권위적인 위압감을 줬다. 얼마나 길면 카메라를 세로로 세워도 끝 봉우리가 찍히질 않는다.

 

 

샤롯데씨어터 내외부 모두 유럽식 궁전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예전부터 롯데쪽이 이런

 

유럽풍 분위기의 건축을 선호하는 듯하다. 되게 높으신 분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티켓팅이 얼마나 빨랐었냐면, 4일 자 예매를 포함해서 인근 기간 대는 추풍낙엽으로 전멸했다.

 

일단 라이토 역의 홍광호 배우가 있는 일자는 최전선에서 전멸했고, 그나마 엘(L) 역의 김준수 배우

 

 

있는 일자는 희미하게나마 제일 고가석부터 저가석까지 합쳐도 서너 석 정도뿐 이었다.

 

당연히 나도 홍광호 배우와 김준수 배우가 같이 있는 일자를 예매하고 싶었지만, 그건 내가 새로고침 F5를

 

누른 순간에 끝났다. 아마 이 정도 티켓팅 속도면 북한군이 내려와도 북한군이 남침하기 힘들 것 같다.

 

하지만 4일 자 캐스팅 배우들의 뮤지컬을 관람하고 난 점은 왜 그 배우들이 다른 무수한 배우들을 제치고

 

 

그 자리에 있는지를 알게 해준 순간이었다. 제일 기대했던 역은 키라, 즉 야가미 라이토 역을 맡은

 

고은성 배우를 공연 내서 처음 알았지만, 홍광호 배우 못지않은 발성과 저음부터 고음까지의 스펙트럼을 보고

 

"아 내가 너무 홍광호 배우만 생각하고 기대한 게 죄송스러웠다" 란 생각을 했다. 고은성 배우도 라이토 역을

 

너무 잘해줬다. 뮤지컬 특성상 순수 라이브를 위해 얼굴에 페이스 마이크(Face mic.)를 붙이게 되는데,

 

 

마치 음반을 실제로 현장에서 듣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L) 역의 김준수 배우, 이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입만 아프다. (명불허전) 유튜브에서 보았던 데스노트 주요 씬들의 유명한 곡들을 실제로 들어보니

 

특유의 쇳소리? 그리고 바이브레이션, 뮤지컬 라이브 내에서 특유의 위트 있는 행동까지 확실히

 

"엘(L) 그 자체인 인물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뮤지컬 배우들에게 있어 최고의 칭찬은

 

 

 

"그 사람은 그 역할 그 자체다."란 말이 배우들에게 있어 최고의 극찬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또 하나, 사실 염두에 두지 않았던 역할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Rem) 역이다.

 

(Rem)은 여자 사신으로써 작중에서 아마네 미사에게 모성애를 느끼고 있는 사신이었다.

 

또한 캐스팅 배우는 장은아 배우였는데, 다른 배우들과 다르게 뭔가 분명 순수 라이브로

 

 

노랠 부르는데 어떻게 이렇게 잔 실수 하나 느껴지지 않고 저음부터 고음까지 깨끗하게 소리를

 

낼 수 있을까 너무 신기했다. 심지어 감정의 호소력도 너무 감동적이었다. 특히 아마네 미사와의

 

사신과 인간 사이에서 느껴지는 모성애, 인간 아마네 미사의 사랑을 응원하고 도와주기 위해

 

기꺼이 사신으로써의 삶을 포기하고 무(無)로 돌아간 희생정신을 표현했는데 진짜 눈물 날 뻔했다.

 

 

 

그 밖에 류크 역의 장지후 배우와 아마네 미사역의 류인아 배우의 연기 그리고 경찰 역을 맡은 배우분들과

 

시민 역을 하면서 주연배우들을 위해 코러스 또한 화려하고 웅장하게 백그라운드를 꾸며준 배우들도

 

너무 잘하고 멋있었다. 그리고 뮤지컬을 즐겨 보는 이유 중 하나는 무대의 공간감 때문이기도 한데,

 

지난 1월 뮤지컬 <레베카>를 보면서 느꼈던 점도 맨덜리 저택의 창 틀 부분을 입체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저택 성문의 창 틀만을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장비를 세팅하여 극적인 몰입감을 주기에 좋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뮤지컬 레베카 2막 1장"을 유튜브에 검색만 해봐도 그 공간감의 연출을 알 수 있다.

 

물론 뮤지컬 데스노트에선 레베카처럼 사물의 공간감을 대폭 향상하진 않았지만, 을 통한 활용을

 

너무 잘해줬다. 특히 라이토와 L, 그리고 정보를 공유하는 경찰들과의 세 진영을 빛으로 나눔 그리고

 

 

 

라이토와 L의 테니스 장에서의 극적인 심리 싸움을 연출하기 위해 테니스 코트를 빛을 통해 360도

 

회전하는 등 이 빛을 통한 공간 연출력이 몰입감을 자극해 주기에 너무 적합했다. 그리고..

 

류크가 그렇게 사과를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 아마 애플 주주인가 보다.

 

(다음부턴 데스노트를 아이패드로 하면 사신계에서 인간계로 재미 삼아 못 떨어뜨리겠지)